- 복숭아를 먹다 엄마를 만나듯, 그렇게 첫 문장을 만났다
신비복숭아를 샀습니다. 초여름이 제철이래요. 짙은 붉은색 사이사이 노란빛이 번진 껍질은 매끈하니 천도를 닮았습니다. 천도의 신맛이 떠올라 턱밑에 침이 고이다가 한입 베어 물면 백도만큼 달콤한 과즙이 손을 타고 팔목까지 흘러내립니다. 복숭아 향이 부엌을 물들입니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과육을 씹으며 신비복숭아는 어떤 신비 속에서 탄생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한겨레21 2시간 전 - 강화도 6월의 텃밭, 축복은 끝이 없네
매년 6월을 시작하는 나만의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강화도에 가는 것. 강화에는 고향으로 유턴(귀농·귀촌의 한 종류. 도시에서 농촌으로 가는 사례를 아이턴, 농촌 출신 도시민이 다른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을 제이턴이라고 한다)한 화정 언니가 산다. 매년 6월 초면 부모님 댁 둘레에 자라는 산딸기를 따러 오라는 연락이 날아온다. 가족끼리 따 먹는 화정 언니네
한겨레21 11시간 전 - [언스타그램] 사람의 시간과 철골 생명체
여러 해 만에 서울 도심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 퍼레이드에서 '스키부대'가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갔다. 건너편에는 호텔을 짓고 있었고, 타워크레인 하나가 우뚝 서서 그 장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듬해 늦은 겨울, 서울 아현고가 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고가를 걸어 볼 수 있게 개방했다. 함박눈이 내렸고 사람들은 눈송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고가를 걸어갔다.
아시아경제 1일 전 - [문태준의 마음 읽기] 블루베리와 새와 어머니
어느덧 여름에 접어든 골목에는 싱싱한 계절감이 있다. 골목은 이제 보다 극적이다. 푸른 매실이 툭, 툭 떨어져 골목에 뒹군다. 서정주 시인은 시 ‘골목’에서 “이른 아침에 홀로 나와서/ 해 지면 흥얼흥얼 돌아가는 이 골목.// 가난하고 외롭고 이즈러진 사람들이/ 웅크리고 땅 보며 오고 가는 이 골목”이라고 썼다. ■ 「 어머니가 심은 블루베리 나무
중앙일보 2일 전 - [삶의 향기] 대지의 거룩한 살갗
올해 우리 집 마당엔 유난히 질경이가 많이 돋아났다. 며칠 동안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아직 쇠지 않은 어린 잎들을 캤다. 누구 하나 눈여겨보지 않던 풀, 길바닥의 모진 발길을 온몸으로 견뎌온 날것의 생이 아닌가. 질경이 뿌리를 자른 후 물에 깨끗이 씻어 건져놓고 보니 큰 소쿠리로 가득했다. ■ 「 텃밭의 10㎝ 두께 기름진 겉흙 식물 뿌리내리는 생
중앙일보 3일 전
- [취재수첩]민선9기 목포시, 측근 정치와 단호히 결별해야
정해선 지역특집부 국장민선 9기 강성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시장이 지난 1일 공식 출범했다. 1년이 넘는 시장 공백을 끝내고 새로운 시정이 시작되면서 시민들의 기대도 어느 때보다 크지만 벌써 각종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강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반복돼 온 측근 정치와 행정 불신의 고리를 끊고, 청렴하고 공정한 시정을 펼칠 적임자로 6·3 지방선거에
광주매일신문 4분 전 - 오컬트 의심했던 오컬트 작가
[나는 역사다] 존 킬 (1930~2009) 본명은 앨바 존 킬레(Alva John Kiehle). 미국인. 한때는 마술을 좋아했다. 열두살 때 마술 잡지에 첫 글을 실었다. 이윽고 과학소설 팬 잡지를 만들며 작가를 꿈꾸었다. 열여섯살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과학 과목을 전부 들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닐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나. 한국전쟁이 터지고 미군에 징
한겨레 7분 전 - [로터리] 맛의 반도체, K푸드
올 4월 출장차 방문한 미국에서 큰 감동을 받았던 순간이 있다. 뉴욕 할렘 지역의 데모크라시 프렙차터 고등학교에서 현지 학생들을 만났던 날이다. 이 학교는 한국어와 태권도를 가르치고 학생들이 직접 김치를 담그는 ‘코리안 김치데이’ 행사를 여는 등 한국식 교육으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학생들에게 인기 K푸드로 구성한 선물을 나눠줬는데 한 학생이 선물 꾸러미
서울경제 9분 전 - [여담] ‘닥공’의 성공 요건
‘닥공’은 원래 K리그 명문팀 전북 현대의 축구 전술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2011년 미디어 데이에서 “올해 닥치고 공격, ‘닥공’을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 감독의 말대로 전북은 크게 이기는 경기에서도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펼쳤다. 3대0으로 이기는 상황에서는 통상 수비를 강화하는데 최 감독은 오히려 공격수를 추가 투입하는 전술을 꺼냈다. 그
서울경제 12분 전 - [여적] 디스코 시대
‘디스코(Disco) 시대’의 정점을 연 1977년 미국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는 음울한 영화다. 뉴욕 브루클린의 노동계급 청년 토니(존 트라볼타)와 친구들이 춤으로 현실을 잊은 채 방황하는 일상이 줄거리다. 인종차별, 베트남 전쟁의 후유증,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닥쳐온 경기 침체의 고통이 화면을 채운다. 그룹 비지스의 사운드트랙과 토니의 화려한 춤으로
경향신문 22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