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안아, 집에 가자, 나랑 가자 [이문영의 당신은 소설]
“응옥(가명) 언니도 왔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절 밖을 맴도는 언니의 도착을 수영(가명)이 전했다. 셋이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언니의 결혼 날짜가 잡혔다는 말을 듣고 친구는 크게 기뻐했다. 엄마가 한국인 아빠와 재혼한 언니는 베트남에서부터 친구와 가까운 이웃이었다. 친구가 유학 온 한국 대학에서 다시 만나, 같은 학과에서 친해진 수영까지 셋은 절친
한겨레 1시간 전 - [삶의 향기] 양파가 가르쳐준 ‘때’를 아는 지혜
개구리 입이 떨어진다는 경칩이 지나고 꽃샘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오후 4시면 어김없이 마을 둘레길을 산책하러 나가곤 하는데, 나는 오늘도 털모자를 눌러쓰고 농업박물관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황량한 들엔 쌀쌀한 날씨 탓인지 아직 농부들이 보이지 않았다. 농업박물관 부근에는 넓은 양파밭이 있는데, 밭 주인이 홀로 비닐을 걷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 「
중앙일보 18시간 전 - [류호정의 톱밥 먹는 중입니다] [17]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
봄이 온다. 환절기에 비염 환자는 고통스럽다. 나도 꽤 고생한다. 오죽했으면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어머니가 “나무 먼지를 감당할 수 있겠냐”고 걱정하셨다. 나는 관리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장은 생각보다 더 거칠었다. 석고보드, MDF와 합판 분진은 마스크를 써도 나를 힘들게 했다. 게다가 목공 관련 분진만 문제인 게 아니었다. 현장에는 시
조선일보 18시간 전 - ‘블랙리스트’ 20대 여공들…60대 노동자로 살아남다
낙엽처럼 전국으로 흩어진 사람들이 매년 가을, 같은 공간에 모인다. 각자의 삶으로 떠나긴 했으나 끝난 적 없는 우리, 흰머리는 성성해도 그날의 눈빛은 변함없다. 제일 좋은 옷을 골라 단장을 한 후 기차와 비행기 시외버스 지하철을 타고 소풍 가는 아이처럼 부풀어 서울 영등포역에 내린다. 안고 온 마음들은 노란 손수건 매달듯이 한장 한장 곱게 펴 가지마다
한겨레 22시간 전 - [4050글쓰기] <인간 실격> '요조'를 보며 생각난 취준생 시절의 나
[정무훈 기자] ▲ 인간 실격 인간 실격 표지ⓒ 민음사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을 고전이라고 말한다. 세계문학 전집의 제목은 누구나 익숙하지만 실제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 큰맘 먹고 책장을 펼쳐서 읽어도 지루하고 이해가 어려워서 손이 가지 않는다. 최근 독서 모임에서 고전 읽기를 시작하면서 어쩔 수 없이 고전을 읽게 되었다. 독서 모임에서는 심리적 부담을
오마이뉴스 1일 전
- [열린송현] 중기 해외진출 지원은 성장 단계 맞춰 체계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취는 대기업의 선도적인 도전과 중소기업의 헌신이 맞물린 공생의 결실이다. 혁신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든든한 파트너로서 제조 현장의 뿌리를 지탱하며 함께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을 구축해 왔다. 이러한 협력의 생태계 속에서 이노비즈 기업은 약 42.3%가 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우리 경제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이제 중소
서울경제 2분 전 - [만화경] ‘뇌 칩’ 상용화
천체물리학자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는 루게릭병에 걸려 말하고 움직이는 기능을 상실했다. 안경에 장착된 적외선센서와 볼 근육 감지 센서 간 통신을 통해 컴퓨터 화면에 원하는 문장을 띄워 외부와 소통했다. 그는 “인텔의 기술 지원 덕분에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남겼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신체 마비 환자들의
서울경제 2분 전 - [시의 향기] 막달레나의 바닷가
나는 왜 심장을 백엽상에 감추는가 본래 새들의 영토였던 네 어깨 해당화는 백사장에서 뜬잠을 잔다 다리가 잘려 절룩거리는 섬 등대를 두고도 불빛 그리울 때 있다 집어등에 핀 꽃을 꺾어 화병에 꽂으면 하얀 얼굴 용지가 심장에 걸린 채 출력된다 담벼락에 앉아 시드는 파도 막달레나가 간재미를 뒤집는다 결국 발자국과 도요새 깃털 이것이 유일한 생체신호 소식 없는 넌
중부일보 2분 전 - 크로아티아 민족주의 ②문예부흥의 발로 ‘일리리어니즘’
1805년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 육군은 아드리아해의 북쪽 이탈리아와 경계를 이루는 이스트라반도와 달마티아 해안지역을 접수해버렸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리는 두브로브니크 역시 무사하지 못했다. 사바강 남쪽지역과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 까지 접수한 나폴레옹은 이 지역을 통째로 묶어 ‘일리리아’라며 식민지배의 속주라고 분명히 했다. 그런데 나폴
경북매일 19분 전 - 비움으로 서고, 마디로 견디다
발길이 닿은 곳은 빽빽하게 들어찬 대나무 숲이었다. 마음이 허물어져 어디라도 기댈 곳을 찾다 도망치듯 들어선 길이었다. 최근 내 삶을 덮친 일들은 마치 예고 없는 해일 같았다. 아버지의 부재가 남긴 서늘한 빈자리 위로 시아버님의 병환과 시어머니의 수술 소식이 겹쳐왔다. 그 틈에 친정어머니의 우울은 눅눅한 곰팡이처럼 번져갔고 나는 그 모든 무게를 지탱해야
경북매일 19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