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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문패 없는 집 동아일보03:03좁은 골목길을 거닐다 직육면체의 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름이 있었던 자리, 이젠 나뭇가지가 대신하네요.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서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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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그리움[이준식의 한시 한 수]〈179〉 동아일보03:03옥돌 계단을 적시는 이슬, 밤이 깊자 비단 버선으로 스며든다. 방으로 돌아와 수정 발 드리우지만, 가을달은 여전히 영롱하게 빛나네. (玉階生白露, 夜久侵羅襪. 却下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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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에 쏠린 세계의 관심, 거품 안 되려면[K-아트의 현주소/김주원] 동아일보03:03이달 초 성황리에 열린 ‘프리즈 서울’ 풍경. 뉴시스김주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프랑스의 ‘좋은 시절’을 의미하는 벨 에포크(Belle ´Epoque)는 다섯 차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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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운율[관계의 재발견/고수리] 동아일보03:03고수리 에세이스트바다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는 바다가 너른 품이다. 마음이 소란할 때는 내가 자란 바다에 다녀왔다. 신발을 벗고 모래를 보독보독 밟고서 바다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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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의 존재' 여왕을 배웅하며[폴 카버 한국 블로그] 동아일보03:0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폴 카버 영국 출신·유튜버한국에 와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마도 수백 명의 한국 분을 만났던 것 같다. 내가 영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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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배우는 물에 대한 지혜[김인현의 바다와 배, 그리고 별]〈66〉 동아일보03:03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선장물은 하늘에서 비로 만들어져 내린다. 얼마 전 태풍의 영향으로 큰비가 내리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파도가 부락을 덮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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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먹던 두텁떡[바람개비/이윤화] 동아일보03:03보슬보슬 가루 안에 부드러운 감촉과 달콤한 맛이 숨어 있다. 두텁떡! 후병(厚餠) 또는 봉우리떡이라고도 한다. 만드는 과정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팥 껍질을 벗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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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친절한 이창용’의 함정 조선일보03:03“우와, 예전 총재들보다 30분 일찍 끝났어요.” 지난 5월 26일 한국은행의 한 간부가 브리핑룸에서 감탄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올렸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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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이긴 복수의 욕망.. '메데이아'의 비극[조대호 신화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사상] 동아일보03:03남편의 배신에 분노한 메데이아는 감정을 숨긴 채 주도면밀하게 복수를 계획한다. 그는 끝내 남편에게 더 큰 슬픔을 안기기 위해 두 아들마저 살해한다. 자식들을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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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목의 스시 한 조각] [126] 바람을 나타내는 한자 조선일보03:03올해는 가을 초입에 대형 태풍으로 나라의 근심이 컸다. 거센 바람의 대명사로 통하는 태풍의 한자는 ‘颱風’이다. 颱는 자전에 ‘태풍 태’로 풀이되어 있을 정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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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2030] 택시는 끝내 오지 않았다 조선일보03:03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란 소리는 진작에 들었지만, 정말로 해가 지기만 해도 택시가 멸종될 줄은 몰랐다. 밤 9시를 갓 넘겨서부터 한 시간 넘게 서울시청 앞을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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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프로당구협회와 가치 영역 경향신문03:03어두침침한 조명과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서 동네 달건이들이 당구를 치고 있다. 스리 쿠션을 칠 때마다 돈을 주고받는 ‘죽방 당구’가 한창이다. 공이 먼저 맞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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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세상도처유바보 경향신문03:03한자는 한 글자로 하나의 독립정부다. 일사불란하게 여러 의미를 거느린다. 맥락에 따라 그 뜻을 잘 골라 써야 한다. 한 글자가 더러 전혀 상반되는 뜻을 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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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의 커피하우스] 죽은 여왕이 가르쳐준 것 조선일보03:03생전에 다시는 못 볼 대단한 규모의 장례식을 TV로 지켜보며, 여왕은 죽어서도 열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전대미문의 애도 행렬을 통해 영국을 하나로 통합하고, 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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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퉁이 돌고 나니] 얼마를 버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를 생각하니 조선일보03:02지난 여름 하늘은 천둥을 치며 비를 쏟아부었다. 곱디고운 황토밭을 할퀴어, 돌무더기 뼈를 드러내게 하였다. 하지만 이윽고 오늘 아침 하늘은 저 멀리 물러나 맑고 높...